어제는 참 희한한 날이었습니다.
보통은 제가 하는 일,
그러니까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에 대해 취재하는 일을 하면서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참 힘이 듭니다.
그런데 어제는 세명이나, 그것도 우연히, 그리고 각기 다른자리에서
자신의 정치관에 대해 말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기성세대들께야 흔히 있는 일이겠습니다만,
저희 세대들은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게 (우연히는) 잘 없는 일이라서요.
물론 우리끼리 있을 때는 더욱 그런 주제로는 얘기를 하지 않기도 하고요.
일단 올림픽대로에서 저에게 길고도 세차게 한 30분 정치 강의해주신 택시 기사님,
충청도 출신에 38년 택시하셨다는 분.
자신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럴 것이라고 하셨지요.
젊은 사람들이 투표를 더 많이 해야한다면서,
국민 군기잡는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택시하지만 언젠가 꼭 국토해양부 장관은 한번 해보고 싶으시다면서.
아가씨도 정치 몰라요, 하지말고 잘 새겨듣고 자기 생각을 가지라면서요.
두번째 만난 분은 미국서 일하시는 경영 컨설턴트 할아버지.
업계에서 소문난 보수주의자이신데요.
제가 도대체 보수주의라는 것이 어떤 뜻인지 궁금하다 했더니,
한국의 조중동을 예로 들어 주셨습니다.
조중동은 보수가 아니라며,
보수주의자는 전통을 중요시하고 지킨다는 의미지,
자기 목적을 위해 입장을 수없이 바꿔가는 기회주의는 보수주의가 아니라 하셨습니다.
그런 무리를 보수라 부르면 자신같은 진짜 보수주의자는 화가 난다면서 술잔을 비우셨죠.
보수가 얼마나 좋은 뜻인데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면서요.
미국 보수 신문들의 역사와 논조도 자세하게 설명해주셨구요.
우리 진보의 문제점도 조목조목 짚어주셨습니다.
사업해서 돈도 많이 버셨지만,
그래서 처음 본 후배에게 맛있는 밥과 술도 사주셨지만,
그보다도 멋진 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계신다는 점이었습니다.
충청도 지역에서 자선 사업을 크게 하시거든요.
거의 제가 평생 벌어도 안 될 돈과 정성을 들여서요.
멋진 보수를 만난 느낌, 가슴이 벅찼습니다.
세번째 만난분은 흔히 좌빨이라 알려진 선배.
이미 좀 취한 상태에서 만났고 우리는 맥주로 시작해 싱글몰트 한병을 마셨습니다.
언젠가 정권이 바뀌고 진보 진영이 주목을 받게 되더라도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힘을 가졌을 때 가장 조심해야될 것이 오만한 자기 자신이라면서.
미국의 유명한 칼럼니스트가 한 말을 소개해주었습니다.
경영자들의 이야기를 야구에 빗댄 것인데 정치도 똑같다고요.
경영자들이 경영을 해나가면서 자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를 야구의 1,2,3루에 비하자면, 고수가 되려면,
1루는 경영관리, 기초적인 지식들, 기본적인 것들에 충실해야 한다.
1루도 못나가는 사람이 많으니까.
2루는 사람 쓰는 것, 지식만 갖고 되는 게 아니라 경험과 통찰력이 중요하다.
이런 걸 인사와 조직관리라 한다.
3루는 자기관리인데 여러가지 유혹과 자기고집을 이겨내야 한다.
대망의 홈에서는 그 모든 단계를 뛰어넘어 혁신 및 변화관리다.
성공에 안주하면 또다시 망하게 된다.
재도약할 수 있는 내공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진보진영에서 이 사실을 알고 미래를 준비했으면 한다고 하셨지요.
보수도 마찬가지이고요,
본인은 아직 자기자신을 관리할 수 없는 내공이라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요.
언젠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을 때 정치를 한번 해보고 싶다면서요.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할 일을 하는 정치.
비단 정치뿐 아니라 저 개인에게도 참 와닿는 말이었습니다.
어제는 정말, 돈 내고라도 배우고 싶은 것들,
돈 내고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배운 소중한 날이었습니다.
덕분에 술도 좀 마셨구요 ^^
>
'생각하는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버핏의 영원할 것 같은 `8가지 예언` (0) | 2009.12.01 |
|---|---|
| [펌] ★ 한나라당이 두려워한 단 한 명의 전설적 인물-(실화) (0) | 2009.10.30 |
| 고대 구세주 신화 속에 내포된 비밀 (0) | 2009.09.10 |
|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한 진짜 이유 (0) | 2009.07.25 |
| 노무현 "이해찬 총리 우리집 오지 마세요, 다쳐요" (0) | 2009.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