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시간

워낭소리

롸맨 2009. 2. 17. 08:52

 

워낭...은 소의 목에 달아서 소리가 나도록하는 방울종이다.

  

 

 

 

지난 토요일에 일과를 마친후에 무얼할까 고민하다 영화를 보기로 생각했다,

무얼볼까..하고 고민하다 문득,

저예산 독립영화인 워낭소리가 인터넷에서 보이길래 잠깐 보고는 바로 인터넷예매를 하고 극장으로 갔다.

 

배경은 경상도 봉화의 어느 시골마을,

등장인물은 최원삼(맞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두분과 함께 30년간 살아온 40살 먹은 소...그밖에 기타...

 

영화는 대본도 스토리도 없다

다만,

30년간 함께 살아오고 계신 2인1우의 등장인물들의 생활을 다큐멘타리 형태로 찍은것이다.

첨부터 끝까지 대사 몇마디않고 오로지 소에 대한 사랑만 투박하게 표현하는 시골노인과

삶에 찌들고 남편에 대한 서운함 소에대한 느낌,,,,등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할머니는 의도되지않은 영화의 나레이터다.

 

일반적으로 소의 수명은 15년정도란다,

그런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늙은소의 나이가 40살이라니....

한마디로 살아도 너무 살은것이다. 물론 그만큼 늙렀다는 표현이 맞겠지.

그만큼 할아버지도 늙으셨고...

 

1노인 1노우의 발걸음은 그래서 느리기만 하다.

얼핏보면 답답하고.... 얼핏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느리다못해 기어가는듯하니....

하지만, 그렇게 늦은소가 이끄는 우마차를 노인은 마치 세상에서 최고로 안락한 승용차인양 타고다닌다.

외출할때나 시장에갈때 병원갈때... 물론, 일하러 논밭으로 갈때는 당연히 타고가신다.

반면에 소가 먹을 양식은....

할아버지가 직접 만들어 준다.

겨울에는 여물을 끓여서 걷기도 힘든 몸으로 직접 궁여에 같다주시고,

봄 여름 가을에는 논두렁 밭두렁에 지천으로 널린 꼴을 베어다주신다.

그러자니 당연히 논밭에는 농약을 치지않는다. 

세월과 삶의 역경속에 노인은 이런저런 병을 안고 계시고 특히 두통은 심하기만 하다,

그러니 틈나는대로 누워서 앓고 계시는데...

그런 할아버지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는것은 소의 목에 걸린 워낭에서 소리가 날때뿐이다.

그때는 늙은소에게 무슨 일이 생긴것이니...

소에게 다가가 때로는 얼굴을 긁어주고 엉덩이에 분은 소똥딱지를 떼어지고 몸에붙은 파리를 쫒아준다,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할머니의 마음이 어디 좋기만 할까?!

틈만나면 소를 타박하고 할아버지를 타박하고...

하지만, 그러한 타박속에 숨어있는 할머니의 마음은

둘의 존재에 대한 지극한 情 이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하는 행동하나하나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 것이다.

 

 

 

 

 

마지막...

소가 세상을 뜨기전에 엎드려 일어나지 못할때.

할아버지가 한마디 한다.

"소가 안일어나! 에이 씨!"

그한마디에 왜그리도 가슴이 미어지던지...

아마도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더 더 미어졌겠지.

 

결국,

소는 워낭과 코뚜레를 풀어주신 할아버지 앞에서 마지막으로 크게 눈을 한번 뜨더니 이내 숨을 거두었다.

겨우내내 할아버지 할머니의 방을 따뜻하게 해줄 땔나무를 남겨놓고서...

 

참으로 투박한 경상도 산골마을의 남자가 저런 모습이구나 싶었다.

결코 입으로 속마음을 앞에서 표현하지 않는...

그리고!

경상도의 여자는 속마음 표현을 저렇게도 반대로 표현하는구나 싶었고.

 

오래오래 마음속에 기억될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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